본문 바로가기

인생 탐구 생활/인생은 만만하지 않아

무라카미 하루키에게서 본 어떤 행복의 모습

반응형

무라카미 하루키가 2004년 <the PARIS REVIEW>와의 인터뷰 중에 언급한 

소설 쓸 때의 일상.

 

"소설 쓰는 모드일 때는 아침 4시에 일어나 5~6시간 쓴다. 오후에는 10킬로미터를 뛰거나 1.5km을 수영한다. 둘 다 할 때도 있다. 그런 후 조금 읽고, 음악을 듣는다. 밤 9시에 자러 간다. 이런 일과를 매일 변화 없이 지킨다. 반복 자체는 매우 중요하다. 일종의 최면 상태로, 정신의 깊은 곳으로나 나 자신을 최면 상태로 이끈다. 그러나, 6개월에서 1년까지 그런 반복을 하려면, 정신적이며 육체적인 힘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장편 소설을 쓰는 것은 생존 훈련이다. 육체적인 힘이 예술적인 감성만큼이나 필요하다."

When I’m in writing mode for a novel, I get up at 4:00 am and work for five to six hours. In the afternoon, I run for 10km or swim for 1500m (or do both), then I read a bit and listen to some music. I go to bed at 9:00 pm. I keep to this routine every day without variation. The repetition itself becomes the important thing; it’s a form of mesmerism. I mesmerize myself to reach a deeper state of mind. But to hold to such repetition for so long — six months to a year — requires a good amount of mental and physical strength. In that sense, writing a long novel is like survival training. Physical strength is as necessary as artistic sensitivity.
Haruki Murakami, The Art of Fiction No. 182, the Paris Review, 2004
 

The Art of Fiction No. 182

The author at his jazz club, Peter Cat, in 1978.   Haruki Murakami is not only arguably the most experimental Japanese novelist to have been translated into English, he is also the most popular, with sales in the millions worldwide. His greatest novels in

www.theparisreview.org

※문학가들의 좋은 인터뷰를 전하는 the paris review (https://www.theparisreview.org)에 실린 무라카미 하루키의 인터뷰입니다. 끝까지 읽으려면 구독을 해야 하네요. 10년도 넘은 인터뷰를 사서 보게 만드는 힘은 좋은 글과 영감을 주는 메시지의 힘이겠죠. 사실 여기 쓰인 문장들이 여기저기서 인용되기 때문에, 돈을 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부분도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 인터뷰가 시간이 지나도 팔릴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침 일찍 혹은 새벽에 일어나고,

집중해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운동과 독서로 마무리하는 하루들 

군더더기가 없는 일상입니다. 

남의 욕망에 이끌리지 않고 

남의 시선이 주인이지도 않은

나와 내 생각을 위한 시간들. 

 

물론 행복해 보이는 일상도 일로 한다고 생각하면 

지겹고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고보면 그리울 때가 반드시 옵니다.

열정을 쏟아 무언가를 추구했던 시간에 대한 그리움

 

<하루키 일상의 여백>이라는 책에는 '소확행'이라는 확실한 유행어도 등장합니다. 

하루키의 일상은 여러모로 행복에 대한 공감을 만들어 내는 것 같네요.

 

결국 구두쇠가 아니냐는 말을 들을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다. 생활 속에서 개인적인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크든 작든 철저한 자기 규제 같은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꾹 참고 격렬하게 운동을 한 뒤에 마시는 차갑게 얼린 맥주 한 잔 같은 것이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하고 혼자 눈을 감고 자기도 모르는 새 중얼거리는 것 같은 즐거움, 그건 누가 뭐래도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참된 맛이다. 
그리고 그러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없는 인생은 메마른 사막에 지나지 않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무라카미 하루키, <하루키 일상의 여백>中

 

 

I'm A Runner: Haruki Murakami (https://www.runnersworld.com/runners-stories/a20845602/im-a-runner-haruki-murakami)

 

 

반응형